스마트홈 구축기

[스마트홈 구축기 44] 재실 센서 교체 후기(아카라 FP1 -> Everything Presence One)

시들지 않는 무지개 2024. 12. 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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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스마트 홈 자동화의 핵심 장치인 재실 센서를 최근에 아카라 제품에서 IOT 유튜버가 개발한 DIY 재실 센서로 교체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잠깐 재실 센서에 관해 적어보면 주로 mmWave 센서를 탑재해서 사용하는데, 이는 군사에서 사용하는 레이더 기술과 동일한 원리를 따른다. 고주파를 방출해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하여 물체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동작 감지 센서에는 PIR(Passive InfraRed)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두 센서의 차이점을 보면, 동작 감지 센서는 초기 감지가 빠르지만, 사람이 가만히 있거나 움직임이 적은 경우에는 감지하지 못한다. 반면, 재실 센서는 동작 감지로 주로 쓰이는 PIR 센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초기 감지가 느리지만(그렇다고 그렇게 느린 것은 아니다), 사람이 자거나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단, 재실 센서는 사람이 없는데도 선풍기 바람이나 화장실 변기의 물 흐름 등 미세한 움직임에 반응해 재실 감지로 오감지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PIR 센서는 방에 사람이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을 감지하는 용도로 적합하고, mmWave 센서는 방에 사람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 상태를 감지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또 다른 차이는 전력 소모에서 나타난다. PIR 센서는 전력 소모가 적어 배터리로 동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mmWave 센서는 지속적으로 고주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크며, 주로 DC 전원에 연결해 사용한다.
 
 
동작 감지 센서와 재실 감지 센서의 조합으로 실제 사용 중인 자동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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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주력으로 사용했던 재실 센서는 아카라의 FP1, FP1e, FP2 등 이 있었다. FP1과 FP1e는 지그비 통신 방식, FP2는 와이파이 통신 방식의 센서다. 이 중 FP1e는 FP1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제품 뒷면의 모델명만 다를 뿐 외형은 동일하다.
 
초기에 FP1을 사용하다가, 재실 센서의 약점인 선풍기나 천장 실링팬으로 인한 오감지 현상이 개선되었다는 광고를 보고 FP1e를 도입했으나, 우리 집 환경 기준으로는 FP1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두 모델의 주요 차이라고 광고하는 AI 학습 기능(설치 환경을 학습하는 기능)도 실사용 시 큰 체감이 되지 않았다.
 
FP1/FP1e는 방 안의 단일 대상에 대해서만 재실 감지가 가능하다. 반면, FP2는 최대 5명의 움직임과 재실 상태를 추적할 수 있다고 광고되었지만, 주방처럼 복잡한 환경에서는 고스트 현상(방 안에 아무도 없는데 감지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이로 인해 FP2는 가장 빠르게 중고로 처분한 기기였다.
 

이미지 출처: ttps://post.smzdm.com/talk/p/a5xvr56k/

 
아카라 재실 센서를 사용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재실 센서를 교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이유는 사람이 방에 있어도 간헐적으로 “사람 없음” 상태로 바뀌는 오작동이 FP1과 FP1e에서 모두 발생한 점이다. 이 문제로 인해 실사용 중 자주 불편한 상황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현재 유용하게 사용하는 조명 자동화 알고리즘은 방문에 설치된 동작 감지 센서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감지하면 조명이 켜지도록 되어 있고, 불 꺼진 방 안에 사람 있다면(예를 들면 사람이 수면 중일 때) 동작 감지가 되더라도 조명은 켜지지 않는다. 이 자동화 구성에서 재실 오감지가 발생하면, 수면 중에도 조명이 켜져 불편함을 초래했다.
 

아카라 재실 센서 감지 이력. 노란색: 재실 있음, 회색: 재실 없음. 수면 시간(23시~7시) 사이에 근근히 발생하는 재실 미감지 현황

 
두 번째 이유는 Z2M에 약 115개의 지그비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애드온의 처리 성능이 부담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특히 재실 센서와 스마트 플러그류와 같은 네트워크 부하가 큰 기기들이 문제였다. 최근 홈 네트워크를 유니파이 시스템으로 교체하면서 최대한 무선 네트워크를 유선 네트워크로 전환했고, 와이파이 AP도 보강했기 때문에 일부 지그비 방식 IOT 기기를 와이파이로 교체해도 와이파이 네트워크 부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홈네트워크 유선화 및 AP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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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M SE, USW Lite 16 POE, 그리고 U6 Pro를 시작으로 유니파이의 매력(정확히는 POE 장비의 편리함)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집에 하나둘씩 유니파이 장비가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간헐적으로 연결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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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교체한 재실 센서는 Everything Presence One(이하 EPO)이라는 와이파이 방식의 DIY 센서다. 이 센서는 "EveryThing Smart Home"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가 제작하고 상용화한 제품으로, 운영자는 오랫동안 Home Assistant 커뮤니티에서 활동해 온 유명한 인물인 것 같다. 내가 HA(홈 어시스턴트)를 공부할 때 많은 정보를 참고한 유튜브 채널이라, 그가 만든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또한, 다른 IOT 유튜브에서도 자주 소개되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센서라 더욱 믿음이 갔다.
 
EPO 구매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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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everythingsmart.io

 
EPO 센서의 가격은 86,000원으로, FP1(알리에서 4~5만 원)보다는 비싸지만 같은 와이파이 방식인 FP2(타오바오에서 판매되는 가격)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품 외관은 DIY 제품인 만큼 주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브랜드 제품에는 미치지 않지만, 나름 고급스러운 케이블과 플라스틱 케이스가 적용되어 있다.
 
 

좌측: 포장 박스, 우측: 센서 본체(PIR 센서와 mmWave센서 통합)와 고급 USB-C케이블

 
 
 
EPO 센서의 가장 큰 장점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이면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인데, 사용자가 센서의 감지 민감도 및 감지 영역을 매우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많다는 점이다. 둘째, ESPHome으로 펌웨어가 구성되어 있어 Home Assistant와 원버튼 클릭으로 쉽게 통합할 수 있으며, 로컬 와이파이로 제어가 용이하다. 셋째, 온도, 습도, 조도 센서도 함께 통합되어 있어 All-in-one 센서처럼 활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센서의 개수를 줄이고, 지그비 네트워크의 부하를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반적인 제품 설명과 사용 가이드는 홈페이지와 유튜브 동영상으로 아주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사용자 가이드

Home

Documentation for the Everything Presence One smart home sensor!

everythingsmarthome.github.io

 
 

HA에서 확인되는 entity와 사용자화 가능한 항목들

 
EPO 센서를 HA에 통합하면, 이 센서 하나에 PIR 센서와 mmWave 센서가 통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둘 중 하나라도 센서 감지되면 재실 상태(Occupancy)가 “재실”로 바뀐다. 필요에 따라 PIR, mmWave, 또는 Occupancy 중 하나만 선택해 자동화에 활용할 수 있다.
 
좌측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EPO 센서는 사용자가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mmWave의 감지 거리를 조정하거나, mmWave/PIR의 감지 신호가 몇 초 동안 발생해야 감지로 판별될지, 몇 초 동안 감지 신호가 없으면 미감지로 판별할지를 설정할 수 있다. 온도와 습도의 offset도 조정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특히 mmWave는 얇은 벽을 통과해서 벽 너머의 사물도 감지하기 때문에 감지 거리 조정 기능은 매우 중요하며, 아카라 FP1/FP1e에서 불편했던 재실 미감지 오작동을 EPO는 사용자가 직접 재실 미감지에 필요한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공식 펌웨어 업데이트를 기다리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이 EPO 센서의 큰 장점이다.
 

EPO 5개 추가 후 무선 네트워크 건강도@유니파이 네트워크 대시보드

 
EPO를 총 5개 설치했다. 이틀 정도 되었는데 와이파이 네트워크 건강도는 딱히 특이점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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